CRM 개발기 ② | 개발팀이 타깃팅부터 다시 뜯어본 이유
1편에서 남겨 둔 첫 번째 질문, '누구에게 보낼 것인가'. 그 질문을 들고 개발팀이 타깃팅을 다시 뜯어보며 CRM 그룹에서 CRM 레시피까지 바꿔 온 과정을 정리했어요.
같은 메시지를 모두에게 보내고 있진 않나요?
장바구니에 담아 둔 고객 전체에게 똑같은 쿠폰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면, 누군가에게는 너무 늦고 누군가에게는 너무 이른 메시지일 수 있어요. 방금 결제 직전에 이탈한 고객과 몇 달 전에 담아만 두고 잊은 고객은 말을 걸 타이밍이 전혀 다르니까요.
1편에서 남겨 둔 세 가지 질문 중 첫 번째, 이 메시지를 누구에게 보낼 것인가가 바로 이 문제였어요. CS에도 이런 문의가 반복해서 들어왔고요.
💬 이런 고민이 있었어요
- "장바구니에 담아만 두고 안 사시는 분들껜, 대체 언제 뭐라고 다시 말을 걸어야 할지 모르겠어요."
- "재구매 주기가 있는 상품인데, 예전에 사셨던 분들을 다시 찾으려니 어디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할지 감이 안 와요."
이 질문을 받은 개발팀은 타깃팅 기능부터 다시 들여다봤어요. 처음 만든 방식은 어디서 막혔고 무엇을 바꿨는지, 세 장면으로 차례대로 풀어 볼게요.
조건은 갖췄는데, 발송 앞에서 멈췄어요
가장 먼저 만든 건 'CRM 그룹'이에요. 장바구니 담은 상품, 쿠폰, 마일리지 같은 행동 조건을 골라 메시지 받을 대상을 직접 뽑는 기능으로, 원하는 대로 조합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었죠.
1. 구매 확정한 고객만 따로 고를 수 있어요
예전 CRM 그룹의 행동 조건은 10가지였습니다. 구매와 관련된 조건은 '주문이력'과 '상품 구매' 정도였고요. 그러다 보니 주문 상태를 기준으로 고객을 뽑을 수 있는 행동 조건이 없다는 문의가 들어왔어요. '상품 구매' 조건 안에서 세부 설정으로 주문 상태를 고를 수는 있었지만, 구매를 확정하면 포인트를 주거나 리뷰 이벤트로 이어 가는 쇼핑몰이 많은 만큼 주문 상태만으로 바로 고를 수 있는 조건이 필요했던 거예요.
그래서 주문 상태별 설정을 별도의 행동 조건으로 꺼내면서 행동 조건이 12가지로 늘었어요. 구매 쪽 조건이 '결제 완료된 상품', '배송 완료된 상품', '구매 확정된 상품'으로 나뉘면서, 주문이 어느 단계에 있는지를 기준으로 고객을 고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구매 확정된 상품' 조건을 쓰면 구매를 확정한 고객만 따로 모아 감사 메시지나 리뷰 요청을 보낼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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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그런데 발송까지 가는 곳은 많지 않았어요
조건을 이만큼 갖췄으니 이제 잘 쓰이겠다 싶었어요. 그런데 다시 살펴보니 다른 곳에서 막히고 있었습니다.
의류 쇼핑몰 운영자가 있다고 해 볼게요. 조건을 꼼꼼히 골라 CRM 그룹은 만들었는데, 막상 메시지를 보내려니 걸리는 게 하나둘이 아니에요.
💬 이런 고민이 있었어요
- "이 그룹에 어떤 말을 건네야 할지 시나리오가 없어요. 그룹만 만들어 둔 채 한참 멈춰 있게 되죠."
- "그룹을 만든 뒤 발송까지 거치는 단계가 많아서, 한 번 미루면 다시 열기가 부담스러워요."
- "문구 쓰기도 일이에요. 광고처럼 보이진 않을지, 무엇을 넣을지 고민하다 보면 시간이 훌쩍 지나가요."
결국 그룹만 만들어 두고 메시지는 한 번도 보내지 못하게 돼요. 1편에서 이야기한 '만들어 놓고 한 번도 다시 안 열어 본 그룹'이 생기는 지점이에요.
기획 과정에서 점검해 보니 실제로도 같은 모습이었어요. CRM 기능을 개편해 대상 추출부터 발송까지 할 수 있게 됐지만, 그룹을 만든 상점 가운데 실제로 메시지를 보낸 곳은 일부에 그쳤어요. 시나리오가 없고, 문구 쓰기가 부담되고, 발송까지 거칠 단계가 많다는 점이 발목을 잡고 있었죠.
고르기만 하면 되는 길을 만들었어요
그래서 방향을 바꿨어요. 더 정교하게 짜는 쪽이 아니라, 짜지 않아도 되는 길을 먼저 만들기로 한 거예요. 그렇게 나온 게 'CRM 레시피'입니다.
CRM 개발기 1편의 "언제 뭐라고 다시 말을 걸어야 할지 모르겠다"는 고민에 가장 직접 답하는 기능이기도 해요. 쇼핑몰 매출에 도움이 되는 상황 중 자주 거론되는 사례를 골라, 시나리오를 하나하나 고심해 미리 짜 두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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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자는 상황에 맞는 레시피만 고르면 돼요. 대상 조건과 메시지 문구가 자동으로 채워지고, 필요하면 행동 조건을 더해 대상을 좁힐 수도 있고요. 세 가지 막힘에 하나씩 답한 셈이죠.
✅ 이런 고민이 있다면? 이렇게 해 보세요
- 시나리오가 없다면? 상황별로 미리 짜 둔 레시피에서 고르세요.
- 문구가 부담이라면? 대상과 문구가 미리 채워져 있으니, 우리 쇼핑몰에 맞게 다듬기만 하면 돼요.
- 단계가 많다면? 레시피를 고르는 것부터 발송까지 한 흐름으로 이어지도록 만들었어요.
📖 이런 상황에서 꺼내 쓸 수 있어요
- 장바구니에 담아 두고 이탈한 고객: '장바구니 비우기'
- 다시 살 때가 된 고객: '재구매 타이밍 알림'
- 쿠폰 만료가 다가오는 고객: '잠자는 쿠폰 깨우기'
조건을 '또는'으로도 묶을 수 있게 됐어요
레시피가 입구를 낮추고 나니 다음 고민이 보였어요. 레시피로 쉽게 시작하더라도, 대상을 조금 더 세밀하게 좁혀야 할 때가 있어요. 그런데 CRM 그룹에서 직접 설정하는 행동 조건에는 보완할 점이 하나 있었습니다.
1. 두 부류를 한 번에 고를 수 없었어요
건강식품 쇼핑몰에서 단백질 셰이크 리뉴얼 신상품이 나왔다면 어떨까요? 쿠폰을 보낼 대상은 두 부류입니다. 기존 상품을 이미 구매한 고객, 그리고 장바구니에만 담아 둔 고객이에요.
그런데 CRM 그룹의 행동 조건은 모두 '그리고(AND)'로만 묶였어요. '샀고, 동시에 담기도 한' 고객만 뽑히니 '샀거나 담은' 고객을 한 번에 고를 수 없었죠. 같은 조건을 두 번 추가할 수도 없어서, '또는(OR)'을 표현할 방법이 없었습니다.
2. 이렇게 바꿨어요
이제 조건끼리 AND와 OR를 고를 수 있어요. 조건 1에는 '장바구니 담은 상품', 조건 2에는 '구매 확정된 상품'을 두고 OR로 연결하면 두 부류가 한 그룹에 담겨요. 리뉴얼 신상품 쿠폰 하나를 그룹 하나로 두 부류 모두에게 보낼 수 있죠. 한 조건 안에서는 AND로 좁히고 조건끼리는 OR로 넓히는 식으로 조합하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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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기간까지 걸어 두면, 매일 알아서 채워져요
다시 말을 걸 시점이 정해진 상품이라면 '주문이력'의 '주문 기간'을 조건으로 걸어 보세요. '90일 전부터 1일 전까지'처럼 오늘 기준으로 기간을 정해 두면, 최근 90일 안에 산 고객이 매일 새로 채워지고 오래된 고객은 자연스럽게 빠져요. 한 번 만들어 두면 대상을 매일 다시 뽑을 필요가 없죠. 조회할 수 있는 기간도 넓어졌어요.
예전에는 '주문이력'을 최대 3개월 범위로만 조회할 수 있었는데, 이제는 최대 12개월까지, 네 배로 늘었어요. 게다가 '최근 1년'으로 묶여 있지 않고 지난 기간 중 원하는 12개월을 골라 볼 수 있어서, 1년도 더 전에 구매한 뒤 발길이 끊긴 고객까지 다시 찾아 말을 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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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만들어 둔 그룹을, 목록에서 한눈에 볼 수 있어요
여러 상황에 맞춰 그룹을 나눠 운영하는 쇼핑몰이라면 어떨까요? 장바구니 이탈 고객, 쿠폰 만료가 다가오는 고객, 재구매 시점이 된 고객처럼요. 반복 추출 그룹이 5개까지였을 때는 금방 한도에 닿았지만, 지금은 템플릿으로 만든 그룹까지 합쳐 최대 20개까지 만들 수 있어요.
월요일 아침에 목록을 열면 그룹마다 해당 고객 수, 마지막 갱신 시점, 반복 발송 상태가 한 줄에 보여요. 예전에는 볼 수 없던 정보라서, 어떤 그룹부터 챙길지 바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마음에 드는 그룹은 [메시지 보내기]로 곧장 발송 화면까지 이어 갈 수 있고요. 앞에서 본 '발송 앞에서 멈추는' 지점이 한 걸음 줄어든 셈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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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 보낼지 고르는 일이 한결 쉬워졌어요
정리하면 타깃팅은 세 단계로 바뀌었어요. 먼저 행동 조건이 12가지로 더 세분화돼 고객을 한층 정교하게 고를 수 있게 됐고, 이어서 고르기만 하면 되는 레시피가 생겼고, 그다음에는 조건을 '또는'으로도 묶을 수 있게 됐습니다.
처음 쓰는 운영자에게는 쉬운 입구를, 직접 짜고 싶은 운영자에게는 더 자유로운 조합을 준비한 셈이에요.
지금 쓰는 그룹이 '장바구니 담은 상품' 조건 하나로만 묶여 있다면, 레시피에서 '장바구니 비우기'부터 열어 보세요. 거기에 기간이나 다른 조건을 겹치면 같은 장바구니 고객도 전혀 다른 그룹이 돼요.
그래도 아직 풀지 못한 질문이 두 개 남아 있어요. 이 메시지를 어떤 채널로 보낼 것인가, 그리고 정말 도착했는가. 다음 편에서 이어서 풀어 볼게요.
고도몰은, 커머스의 기준을 계속 높입니다.
(다음 편: CRM 개발기 ③ — 보냈다는 것과, 팔렸다는 것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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