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M 개발기 ① | 쇼핑몰 CRM은 왜 도입하기 어려울까?
CRM의 기준을 한 단계 더 높이기 위한, 고도몰 CRM 개발기 첫 번째 이야기를 전합니다.
쿠폰도 켜 두고 메시지 발송도 설정해 뒀는데, 효과는 잘 모르겠다면? 고객 세분화부터 메시지 발송, 성과 확인까지, 쇼핑몰 CRM이 자꾸 뒷전이 되는 진짜 이유를 짚어 봅니다.
📞 "쿠폰 켜긴 켰는데, 이게 효과가 있는 건가요?"
쿠폰 발송 기능, 설정만 해 두고 효과는 확인하지 못한 채 지나간 적 있지 않나요? 얼마 전 CS팀에 바로 이런 전화가 한 통 걸려 왔어요.
“저희 쿠폰 발송 기능, 설정은 다 해 놨거든요.
근데 이게 진짜 고객들한테 먹히고 있는 건지, 그건 잘 모르겠어서요.”
전화를 받은 CS 담당자는 평소처럼 설정 화면부터 다시 안내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통화가 길어질수록 뭔가 달랐죠. 셀러님이 궁금해하신 건 ‘어떻게 켜는지’가 아니라 ‘켜서 뭐가 달라졌는지’였거든요. 설정은 이미 끝나 있었습니다. 문제는 그다음이었어요.
“저도 처음엔 사용법을 다시 설명해 드리면 되는 줄 알았어요. 근데 통화를 좀 더 하다 보니, 이분은 이미 설정 방법을 다 아세요. 진짜 궁금한 건 ‘이 쿠폰 때문에 고객이 돌아왔는지’였던 거죠. 근데 그건 저희가 대답할 수 있는 질문이 아니었어요.” (○○○, 고도몰CS파트)
🔁 이 질문, 사실 처음이 아니었어요
이 통화를 계기로 CS팀은 최근 몇 달간의 문의 내용을 다시 들여다봤어요. 그랬더니 비슷한 결의 질문이 꾸준히 반복되고 있었죠.
- "장바구니에 담아만 두고 안 사시는 분들껜, 대체 언제 뭐라고 다시 말을 걸어야 할지 모르겠어요."
- "재구매 주기가 있는 상품인데, 예전에 사셨던 분들을 다시 찾으려니 어디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할지 감이 안 와요."
- "무슨 채널로 보내야 좋을지도 매번 헷갈리고, 보낸 다음엔 그게 진짜 갔는지 안 갔는지도 모르겠고요."
여러분도 한 번쯤 해 본 고민 아닌가요? 세 질문에는 공통점이 있었어요. 셀러님들은 기능을 몰라서 못 켠 게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켜 놓고 나서, 그 기능이 지금도 제대로 작동하는지, 어떤 변화를 만들고 있는지 확신하지 못한 채 방치하고 있었던 거예요.
🤔 쇼핑몰 CRM은 왜 자꾸 뒷전이 될까
짚고 넘어갈 게 하나 있어요. 이건 고도몰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쇼핑몰을 운영하는 셀러라면 대부분 CRM 마케팅에서 한 번쯤 겪는 문제예요.
쇼핑몰 운영은 챙길 게 끝이 없죠. 상품 등록, 주문 처리, CS 응대, 광고 소재 교체까지 매일 눈앞에 쌓여 있으니까요. CRM은 성격이 조금 달라요. 한 번 설정해 두면 당장 무너지지 않거든요. 메시지 발송이 멈춰도, 등급 조건이 틀어져 있어도 매출에 바로 티가 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선순위에서 가장 먼저 밀리는 것도 CRM이에요.
게다가 CRM은 대부분 마케팅 담당자 한 명이 여러 채널을 겸하며 관리하는데요. 광고도 보고, 콘텐츠도 쓰고, CRM까지 챙겨야 하죠. 시간을 들여 세그먼트를 짜고 시나리오를 만들어도, 그 화면을 다시 들여다볼 여유는 좀처럼 나지 않아요. 셀러님들께 자주 듣는 말이 있습니다.
"만들어 놓고 한 번도 다시 안 열어 본 그룹이 몇 개나 되는지 저도 몰라요."
혹시 여러분의 쇼핑몰에도 이런 그룹이 있지 않나요? 이건 게으름의 문제가 아니에요. 만들어 두는 순간까지는 할 일이 명확한데, 그다음에 무엇을 봐야 하는지는 분명하지 않거든요.
🔌 게다가 CRM은 ’붙여 쓰는 것’이었어요
CRM이 방치되는 데는 배경이 하나 더 있어요. 쇼핑몰 자체 기능만으로는 CRM을 감당하기 어려워서, 적지 않은 몰이 별도의 유료 CRM 툴이나 문자 발송 대행 서비스를 따로 붙여 쓰고 있죠. 월 사용료가 나가고, 주문·회원 데이터를 그 툴로 옮기거나 연동해야 하고, 새 화면과 새 용어도 또 익혀야 합니다.
문제는 이렇게 ‘붙여 쓰는’ 구조가 방치를 더 쉽게 만든다는 점이에요. 비용이 부담되면 가장 먼저 줄이는 게 이런 부가 툴이고, 담당자가 바뀌면 가장 먼저 관리가 끊기는 것도 쇼핑몰 시스템 밖의 도구거든요. 우리 쇼핑몰 안에서 벌어지는 일인데, 정작 데이터와 로직은 몰 바깥에 놓여 있는 셈이죠.
“저희 쪽에 CRM 관련 문의를 주시는 분들 중에는, 원래 다른 유료 툴을 쓰다가 비용 때문에 그만두신 분들도 꽤 계세요. 그러다 보니 CRM 자체를 아예 손 놓게 되시는 경우도 있고요.” (○○○, 고도몰CS파트)
그래서 저희는 CRM을 별도 상품이 아니라 고도몰의 기본 기능으로 두기로 했어요. 사업이 커질 때마다 필요한 도구를 밖에서 하나씩 붙이는 대신, 추가 비용도, 별도 연동도 없이 회원·주문 데이터가 이미 있는 자리에서 그대로 이어지도록요. 하지만 기본 기능으로 둔다고 해서 방치 문제까지 저절로 풀리지는 않았습니다.
💭 저희가 정작 답하지 못했던 질문
저희는 그동안 이 문제를 ’활성화율이 낮다’는 숫자 하나로만 봐 왔어요. 그래서 만든 콘텐츠도 대부분 “이렇게 설정하세요”에 머물러 있었죠. 설정법을 더 쉽게 설명하면 언젠가 더 많은 분이 기능을 켤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CS팀 이야기를 다시 듣고 나서야 알게 됐습니다. 셀러님들께 필요한 건 설정법이 아니라 그다음이었어요. 켠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저희조차 자신 있게 말하기 어려웠던 거예요.
✅ 결국 남은 세 가지 질문
다시 들여다보니 질문은 하나가 아니라 세 개였어요.
- 이 메시지를 누구에게 보낼 것인가
- 어떤 채널로 보낼 것인가
- 그 메시지가 정말 도착했는가
저희는 그동안 이 중 어느 하나도 셀러님께 확실한 답을 드리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CRM의 기준을 다시 높이기로 했어요. 기능을 켜는 데서 끝나지 않고, 세 가지 질문에 답할 수 있는 데까지요. 고도몰 CRM 개발기는 바로 이 고백에서 시작합니다.
다음 편에서는 세 가지 질문을 하나씩 파고든 개발팀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화면 너머에서 무엇을 다시 만들었는지, 있는 그대로 풀어 볼게요.
그 전에, 지금 쓰고 있는 CRM 그룹을 마지막으로 열어 본 게 언제인지 한번 확인해 보세요. 세 가지 질문 중 어디에서 멈춰 있는지 보일지도 몰라요.
고도몰은, 커머스의 기준을 계속 높입니다.
(다음 편: CRM 개발기 ② — 개발팀이 타깃팅부터 다시 뜯어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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